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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소한 일상/하루 사는 이야기

다행이다. 내 인생이 망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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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우습게 들리지만 정말 다행이라 생각한다.

열심히 달려왔던 지금까지의 인생이 이제 망해서 다행이다.(사실 많은 날을 울었던 사람이지만)

 

이렇게 생각하기까지 정말 많은 원망과 좌절과 비관적인 생각이 오락가락했다.

 

인생이 이제라도 망해서 다행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나는 이제 30대이다

누군가가 말했듯이 20대, 30대는 경험과 실패의 밑거름이 나의 삶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 했다.

그리고 그 끝은 결국에 성공한다. 지금 나는 과도기를 겪고 있는 지극히 당연한 실패, 망함이다.

 

둘째.

하고 싶은 대로 원하는 대로 이루며 살았던 삶에 겸손을 알려준 계기가 되었다.

이렇게 망하고 나니 그동안 이룬 성과는 내 노력이 아닌 운이 90%였다는 것을 알았다.

 

셋째. 잃을 게 없으니 두려움이 없다.

바닥까지 와서인가 무엇이든 도전해도 무섭지도 무언가 잃을까 조급하지도 않다.

여기까지 왔는데 더 이상 무서울게 무엇이랴...

남들 원하는 직업을 버리고, 30대 미혼에, 집도 돈도 없다. 재취업할 능력도 없다.

지금 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보다 최악이 있을까.

그러니 이제 좋은 일밖에 없을 것이다. (이것이 정신승리 인가 ㅎㅎㅎㅎㅎ)

 

넷째. 그래도 아직 우리 가족은 건강하다.

이건 정말 다행이다. 많은 사람들이 몸과 마음이 아프신 가족이 있다.

안타깝고 미안하다. 다행이라 말할 수 있는 내 상황이 그들에겐 부러울지 모른다.

그래서 다행이다라는 말은 최대한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지금 망해서 다행이다 외치고 싶다.

 

-#불행한 지금의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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